작성일 : 15-06-19 13:02
[뷰스앤뉴스 2015.05.29] 홍석현 회장의 '거침없는 강연', 미묘한 파장
 글쓴이 : 미래문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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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66)의 거침없는 강연이 정가와 재계, 언론계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홍석현 회장은 28일 오후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관 네오누리에서 교수 및 학생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한 ‘새로운 한·중·일 시대와 대한민국의 꿈’이란 특강에서 "제가 한번 통계를 봤더니 직장다운 직장이 우리나라에 600만개가 있답니다. 괜찮은 직장,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거기에 들어가려는 좋은 직장을 찾는 사람이 1000만이라는 거에요"라며 "이 400만의 갭(차이)을 어떻게 메꿔주느냐. 어떤 정치가도 기업가도 어떤 사람도 단기적으로 용 빼는 재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며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거론했다.

홍 회장은 그러면서 "신문 보니 영화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어느 대학 졸업식에서 'You’re fucked'(여러분, 엿 됐습니다)라고 했다는 거 아니에요. 올해의 졸업식 연설의 최고봉일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저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소위 ‘엿먹은 세대’입니다. 여태까지 스펙을 쌓았는데 선배들이 시원치 않아서 엿먹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변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꿈틀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선 "우리의 경우 상당히 행운이었던 건 우리가 1960년~1980년대에 고속 성장을 하고 이만한 나라를 만들었던 건 중국이 자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중국이 깨어났어요. 깨어난 지 오래됐죠. 깨어난 정도가 아니라 시진핑의 '중국몽'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과거 중국의 역사가 찬란했을 때를 재현하겠다는 얘기"라며 중국의 무서운 성장을 거론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도 "또 지난 20년 일본이 잠들었어요. 중국이 깨니까. 스스로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베 총리가 집권하고 나서 ’아름다운 일본‘이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말은 아름다운데 들어보면 속은 ’강한 일본‘"이라며 "이 ’아베노믹스‘가 이제 세 개의 화살을 쏘기 시작했어요. 지금 두 개의 화살을 성공적으로 쏴서 닛케이 지수가 사상 최대입니다. 일본 대학생들은 취업률이 90%라고 해요. 원하는 기업을 골라서 가고 있어요. 세번째 화살이 어렵다고 혹자는 얘기합니다. 구조 개혁을 해야되니까요. 맞는 얘기에요. 그러나 어쨌든 일본은 움직이고 있어요. 동경 가보세요. 활기가 넘쳐나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힘을 다시 찾았어요"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화살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려 "과연 중국의 꿈과 일본의 꿈 사이에서 우리는 무슨 꿈을 꾸고 있습니까? 우리의 지도자는 뭘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알면 얘기해보세요. 아까 얘기한 문제가 지금 쉽게 안 풀립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은 다 재벌이 중심이 돼서 하더라고요. 난 잘 이해 못하겠어요"라면서 "그럼 미국 사람들이 한 건 줄 아세요?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마크 주커버그가 러시아 사람이잖아요. 구글 창업자도 마찬가지에요. 인도 사람 파키스탄 중국 한국 사람입니다"라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올인하고 있는 박 대통령을 힐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작년에 대통령이 창조경제 하신다고 해서 저희 신문이 일주일 걸쳐서 스톡옵션 얘기를 했어요"라며 스톡옵션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다 알면서 재경부가 못해요. 대통령은 그게 문제가 되는지도 몰라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렇게 목청을 높이는 이유가 우리의 지도자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 언론도 마찬가지고, 대학도 마찬가지고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위기와 기회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한 거에요"라면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중국은 더 세게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도 그런데 우리는 무슨 꿈을 꾸고 있어요? 꿈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에요. 있는 거 나눠먹는 것은 여러분들의 등골 빼먹겠다는 것과 같은 겁니다"라고 각계 지도층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박근혜 정부의 경직된 대북정책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저는 20년전부터 결국 남북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라면서 "미국, 중국과도 긴밀히 협의해야겠지만 그 사람들은 자기 일에 바빠요. 남북문제나 한국의 문제는 미국의 오바마나 케리의 논리에선 365일에 하루 정도도 생각 안할 거에요. 차관보 수준에서나 할 겁니다. 지금 우리가 차관보 수준과 상대해서 풀어나가고 있어요. 왜냐, 우리의 아이디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꼽고 있는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저는 북핵문제가 절대로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대원칙 아래 북핵은 하나의 대화 목표로 삼고 대화의 조건으로 걸면 안된다고 생각해요"라면서 "자꾸만 접촉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얘기하지만 통일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습니다. 너무 쉽게 오면 우리나라에 좋지도 않아요"라면서 "가장 바람직한 건 경제공동체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돼요. 물론 북한 인권 문제도 중요해서 계속 얘기해야 돼요. 하지만 그 문제만 얘기하면 안돼요. 우리가 거기에 투자를 해나갈 때 가능합니다"며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의 맹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29일자 지면을 통해 홍 회장 연설의 요지를 게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판을 통해 홍 회장의 강연 전문과 일문일답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연설 내용을 접한 재계 인사는 본지에 "언론사 사주인 동시에 재계 오너이기도 한 홍 회장의 연설은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히 거침없고 파격적"이라며 "특히 대통령까지 정면 비판한 홍 회장 강연에 대해 청와대나 정치권이 앞으로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심언기 기자